결국 터져버린 Z세대의 눈물…군부 쿠데타 그림자 뒤덮인 마다가스카르의 비극

바른일보 기사 입력 : 2025-10-14 12:58
 마다가스카르에서 Z세대가 주도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군부가 가세하며 정국이 쿠데타 위기로 치닫고 있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12일 성명을 통해 “헌법과 민주적 원칙에 반하는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불법적 시도”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하고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미 군 일부가 시위대와 결합하여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대통령의 호소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태의 중심에는 2009년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집권을 도왔던 정예부대 캡사트(CAPSAT)가 있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번 군부의 움직임은 라조엘리나 정권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캡사트 부대가 시위대에 합류하며 본격화됐다. 이들은 지난 11일 "국민을 향한 발포 명령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사실상 군 지휘권 장악을 시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캡사트 부대의 한 대령은 쿠데타 가능성을 부인하면서도 "국민의 요구에 응했을 뿐"이라며 부대가 군 전체를 통솔하고 새로운 군사령관을 임명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과거 자신들이 권좌에 앉혔던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군부의 행보는 라조엘리나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군부의 이례적인 행보는 지난달 25일부터 3주 넘게 이어진 Z세대의 분노와 맞닿아 있다.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중심으로 번진 시위는 만성적인 단수와 정전 문제로 촉발되었으나, 이내 정권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으로 확산됐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내각을 총사퇴시키는 강수를 뒀음에도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위 과정에서 유엔 집계로만 최소 22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치는 등 유혈 사태까지 발생하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젊은 세대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빈곤, 교육 기회 불평등, 만연한 공금 횡령 등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외치고 있다.

 

결국 시위대는 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민주화의 상징인 '5·13 광장'에 진입했고, 거리에는 "라조엘리나는 떠나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전체 인구의 4분의 3이 빈곤선 아래에 놓여 있고, 1인당 연평균 소득이 600달러에 불과한 마다가스카르의 현실은 젊은 세대의 분노를 키우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중위 연령이 20세 미만인 이 나라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Z세대의 저항과 군부의 동조는 라조엘리나 정권을 최대 위기로 몰아넣고 있으며, 국가의 운명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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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 이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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